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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경화 기자] 지난해부터 침체 기류가 불고 있는 충무로에 20대~30대 초반의 젊은 감독들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로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3월 27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와 ‘작별’을 연출한 황윤 감독(35)은 1998년 영화 ‘길에서의 충고’로 데뷔했다. 2001년 제작한 영화 ‘작별’로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파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동물원에서 그리고 길 위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기존의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시각에서 그려내 호평받았다. 지난 28일에는 '어느 날 그 길에서'의 특별 상영회를 한국 도로공사에서 열며 작은 파란을 만들어가고 있다.

영화 ‘동거동락’의 김태희 감독은 25살의 젊은 나이로 40대 후반의 어머니의 사랑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가족의 유형을 영화에 담아냈다. 김태희 감독은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로 경험해보지 못한 중년의 사랑을 담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신선한 시도로 첫 장편 영화 연출작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중년의 사랑을 불륜이라는 식상한 시선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사랑의 또 다른 영역이자 새로운 가족 틀의 생성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더했다.

오는 4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윤종빈 감독(29)은 자신의 대학 졸업 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로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0만원의 저예산 영화로 제 1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 PSB 영화상, 넷팩상을 휩쓴다. 윤종빈 감독은 2년여의 시간이 흐른 2008년 호스트와 밤 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들고 다시 관객을 찾았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4~5월 개봉되는 기대작 중 하나며 개봉 후 흥행 선전이 기대되고 있는 영화다.

이외에도 영화 ‘은하해방대작전’의 윤성호 감독 등 청소년 영화제 출신 감독들이 메이저 상업 영화 데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시스템과 영화 제작 과정의 연기와 중단 등으로 20대~30대에 영화 감독으로 성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영화 감독이자 배우 오손 웰스는 26살의 나이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시민케인’을 완성했다. 그 시대의 젊은이는 시대의 변화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오손 웰스가 획기적인 영화 촬영, 연출 기술과 1930~40년 미국 경제 공황 이후의 인간성 상실 등을 영화에 담았던 것처럼 21세기 한국의 젊은 감독들도 신선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아이디어로 중무장하고 충무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성과 가족의 붕괴, 그리고 이의 재구성, 사회 전반의 변화를 과감히 영화의 소재로 가져온 젊은 감독들의 변혁이 충무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젊은 감독들의 신선한 바람이 영화계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재도약의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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